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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관리


마트에 갔다가 엄청나게 큰 대파 한 단이 세일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집어온 적,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가격표 보면 안 살 수가 없거든요. 근데 막상 집에 가져오면 이 많은 걸 언제 다 먹나 싶고, 며칠만 지나도 흐물흐물해지면서 냉장고 구석에서 짓물러가는 걸 보면 속이 쓰리더라고요. 특히 요즘처럼 물가가 오락가락할 때는 식재료 하나 버리는 것도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해보고 효과 본, 대파 한 단을 끝까지 알뜰하게 먹어치우는 노하우를 좀 풀어볼까 해요.


일단 물기부터 잡는 게 1순위예요


대파를 사 오자마자 봉지째 냉장고에 쑤셔 넣는 분들 꽤 계시던데, 그건 대파한테 사형 선고나 다름없어요. 대파는 수분에 정말 취약하거든요. 사 오자마자 귀찮더라도 바로 손질을 시작해야 해요. 일단 흙 묻은 뿌리 부분은 잘라내고(이거 버리지 말고 육수 낼 때 쓰면 좋아요), 시든 겉잎은 과감하게 떼어내세요. 그리고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이 진짜 중요한데,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해요. 키친타월로 하나하나 닦아주는 정성이 좀 필요하죠.


물기를 닦은 대파는 용도별로 나눠서 보관하는 게 편하더라고요. 흰 부분은 맛이 진해서 국물 요리에 좋고, 초록 잎 부분은 고명이나 볶음 요리에 쓰기 좋으니 반으로 뚝 잘라 구분해 주세요. 밀폐 용기 바닥에 키친타월을 깔고 세워서 보관하면 훨씬 오래 가는데, 눕혀서 보관하면 자기 무게 때문에 짓무르기 쉽거든요.


파기름만들기


냉동 보관도 요령이 있어요


냉장 보관으로도 감당이 안 될 만큼 양이 많다면 결국 냉동실로 가야죠. 근데 그냥 숭덩숭덩 썰어서 봉지에 넣어 얼리면 나중에 자기들끼리 꽁꽁 얼어붙어서 쓸 때마다 덩어리 깨느라 고생하잖아요. 제가 쓰는 팁이 있는데, 썰어둔 대파에 식용유를 아주 살짝, 진짜 코팅만 될 정도로 뿌려서 버무린 다음 얼려보세요. 그럼 기름막 덕분에 서로 달라붙지 않아서 필요할 때 숟가락으로 툭툭 떠서 쓰기 정말 편해요.


그리고 냉동 대파는 해동해서 쓰면 절대 안 되는 거 아시죠? 해동되는 순간 흐물거리는 미역처럼 변해버리니까, 반드시 언 상태 그대로 끓는 국물이나 달궈진 팬에 바로 넣어야 식감이 그나마 살아나요.


보관 방법 권장 기간 특징 추천 용도
냉장 보관 2~3주 아삭한 식감 유지 가능 쌈, 생식, 무침 요리
냉동 보관 3개월 이상 장기 보관 가능하나 식감 저하 국, 찌개, 다짐용
건조 보관 6개월 이상 부피가 줄고 보관 용이 라면, 급할 때 국물용

파기름으로 만들면 순식간에 사라져요


대파가 너무 많아서 처치 곤란일 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파기름'을 대량 생산하는 거예요. 이게 한번 만들어두면 볶음밥, 짜장 라면, 계란 프라이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만능으로 쓰이거든요. 만드는 법도 생각보다 간단해요.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붓고 잘게 썬 대파를 왕창 넣은 다음, 불을 켜세요. 중요한 건 기름이 차가울 때 파를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여야 파의 향이 기름에 진하게 배어 나온다는 점이에요.


약불에서 대파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천천히 끓이다가, 색이 갈색으로 변하기 직전에 불을 끄고 거름망에 걸러주면 끝이에요. 이렇게 만든 파기름은 유리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꽤 오래 먹을 수 있고, 요리의 풍미 자체가 달라지더라고요. 남은 튀겨진 대파 건더기도 버리지 말고 비빔면이나 볶음밥 위에 토핑으로 올려 드셔보세요. 바삭하고 고소한 게 별미예요.


자취생꿀팁


대파 자체를 메인 요리로 드셔보세요


우리는 보통 대파를 양념이나 부재료로만 생각하는데, 서양의 '칼솟타다'처럼 대파를 구워 먹으면 놀라울 정도로 달큰하고 맛있어요. 대파를 손가락 길이 정도로 큼직하게 썰어서 에어프라이어나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되는데요. 겉이 살짝 탈 정도로 바짝 구운 다음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고 속살을 먹으면, 매운맛은 싹 사라지고 고구마처럼 단맛만 남아요. 여기에 쌈장이나 로메스코 소스 곁들이면 고기보다 더 맛있는 술안주가 되죠.


또 다른 방법은 대파 장아찌를 담그는 거예요. 간장, 식초, 설탕, 물을 1:1:1:1 비율로 끓여서 썰어둔 대파에 부어주기만 하면 돼요. 특히 고기 구워 먹을 때 이 대파 장아찌 하나 있으면 느끼함을 싹 잡아줘서 끝도 없이 들어가더라고요. 청양고추 몇 개 같이 썰어 넣으면 칼칼한 맛까지 더해져서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건조기로 말려서 '대파 플레이크' 만들기


이건 정말 최후의 수단이자 보관 끝판왕인데, 식품 건조기가 있다면 대파를 바싹 말려버리는 것도 방법이에요. 잘게 썬 대파를 건조기에 넣고 수분이 완전히 날아갈 때까지 말리면 부피가 확 줄어들거든요. 이걸 밀폐 용기에 담아두면 실온에서도 곰팡이 걱정 없이 보관할 수 있어요. 라면 끓일 때 마지막에 한 줌 넣으면 시판 라면 건더기 스프랑은 비교도 안 되는 향이 나요. 캠핑 갈 때나 해외여행 갈 때 챙겨가기도 딱 좋고요.


대파요리


대파 한 단, 처음엔 부담스러워도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다 보면 오히려 부족해서 또 사러 가게 될지도 몰라요. 무작정 냉장고에 넣어두고 썩히지 마시고, 오늘 알려드린 방법대로 끝까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네요. 식재료 아끼는 게 돈 버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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