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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스티치


요즘 날씨가 참 오락가락하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저도 뭔가 손으로 사부작거리는 취미를 하나 시작했어요. 바로 프랑스 자수인데요. 처음에는 바늘에 실 꿰는 것도 어색해서 손가락도 몇 번 찔리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게 참 신기한 게, 한 땀 한 땀 수를 놓다 보면 잡생각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멍하니 집중하기에 이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자수라고 하면 엄청난 손재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레 겁먹으시더라고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해보면 우리가 학교 가정 시간에 배웠던 바느질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요. 오늘은 제가 직접 해보면서 느꼈던, 초보자가 가장 먼저 익혀야 할 알짜배기 기본 스티치 방법들을 친구에게 알려주듯 풀어볼게요. 거창한 도구 없이 바늘이랑 실, 그리고 자투리 천만 있으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어요.


선을 그리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들


자수의 시작은 아무래도 선 그리기죠. 도안의 테두리를 따거나 글씨를 새길 때 가장 많이 쓰이는 기법들이에요. 이것만 알아도 웬만한 도안은 다 따라 할 수 있답니다.


러닝 스티치 (Running Stitch)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우리말로는 '홈질'이라고 부르죠. 그냥 바늘을 앞으로 전진시키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 돼요. 너무 쉽다고 무시하면 안 되는 게, 이 간격이 일정해야 나중에 완성했을 때 깔끔하고 예뻐 보이거든요.


팁을 하나 드리자면, 처음에는 자로 점을 찍어두고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곡선 부분에서는 땀의 길이를 조금 더 짧게 잡아줘야 모양이 각지지 않고 부드럽게 나온답니다. 티매트 테두리나 간단한 이니셜 새길 때 딱이에요.


백 스티치 (Back Stitch)

러닝 스티치가 점선이라면, 백 스티치는 실선이에요. '박음질'이랑 같은 원리인데요. 한 땀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돌아와서 빈 공간을 채워주는 방식이죠. 선이 끊기지 않고 쭉 이어지기 때문에 도안의 윤곽선을 또렷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 정말 많이 써요.


제가 처음에 실수했던 부분이 실을 너무 세게 잡아당기는 거였어요. 그러면 천이 우글우글해져서 안 예쁘더라고요. 힘을 살짝 빼고 천 위에 실을 얹는다는 느낌으로 수놓는 게 포인트예요. 글씨를 수놓을 때 가장 가독성이 좋은 스티치이기도 해요.


핸드메이드


면을 채우고 입체감을 더하는 기술


선만 있으면 뭔가 심심하잖아요? 이제 꽃잎이나 잎사귀 같은 면을 채우고, 올록볼록한 입체감을 주는 방법을 알아볼게요. 여기서부터 진짜 자수하는 맛이 나기 시작해요.


새틴 스티치 (Satin Stitch)

이름처럼 비단결같이 매끄럽게 면을 채우는 기법이에요. 윤곽선 안쪽을 평행하게 촘촘히 메워주면 되는데요. 이게 보기엔 쉬워 보이는데 막상 해보면 은근히 까다로워요. 실들이 서로 겹치거나 틈이 벌어지면 안 예쁘거든요.


중요한 건 테두리 라인을 먼저 백 스티치나 아웃라인 스티치로 잡아놓고, 그 위를 덮으면서 수놓으면 훨씬 깔끔하게 마무리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너무 넓은 면적을 새틴 스티치로 채우려고 하면 실이 헐거워져서 붕 뜰 수 있으니까, 1cm 미만의 작은 면적에 사용하는 걸 추천해요. 꽃잎 채울 때 이만한 게 없죠.


프렌치 노트 스티치 (French Knot)

자수 작품 보다면 톡 튀어나온 귀여운 점들 보셨죠? 꽃의 수술이나 작은 열매, 눈동자 같은 걸 표현할 때 쓰는 기법이에요. 바늘에 실을 두세 번 감아서 매듭을 지어 고정하는 방식인데요.


이거 할 때 바늘을 천에서 뺄 때까지 실을 팽팽하게 잡고 있어야 매듭이 예쁘게 지어져요. 중간에 실을 놓아버리면 매듭이 풀리거나 모양이 찌그러지기 십상이거든요. 저도 처음엔 실패 많이 했는데, 감을 잡으면 뽕뽕 솟아오르는 입체감이 너무 귀여워서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자수독학


스티치별 특징 한눈에 보기


헷갈리실까 봐 표로 간단히 정리해봤어요. 상황에 맞춰서 골라 쓰시면 돼요.


스티치 이름 주요 용도 난이도 꿀팁
러닝 스티치 점선 표현, 테두리 장식 ★☆☆☆☆ 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세요
백 스티치 윤곽선, 글씨, 줄기 ★★☆☆☆ 실을 너무 당기지 마세요
새틴 스티치 좁은 면 채우기 (꽃잎 등) ★★★☆☆ 가이드 라인을 먼저 잡으세요
프렌치 노트 꽃술, 눈, 작은 점 ★★★★☆ 실 텐션을 끝까지 유지하세요
레이지 데이지 꽃잎, 나뭇잎 ★★☆☆☆ 고리를 너무 조이지 않게 주의

꽃 만들 때 필수, 레이지 데이지 스티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알려드릴게요. 이름도 예쁜 '레이지 데이지'예요. 물방울 모양의 고리를 만들어서 고정하는 건데, 이거 하나면 꽃 한 송이가 뚝딱 만들어져요. 5개를 동그랗게 모으면 꽃이 되고, 줄기에 하나씩 붙이면 나뭇잎이 되거든요.


고리를 만들 때 실을 너무 꽉 잡아당기면 뾰족한 일자 모양이 되어버리니까, 적당히 둥근 모양을 살려주는 게 핵심이에요. 아이들 옷이나 손수건 귀퉁이에 작게 하나만 수놓아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답니다.


사실 자수라는 게 정답이 없어요. 조금 삐뚤빼뚤해도 그게 손맛이고 매력이잖아요. 기계처럼 완벽할 거면 굳이 손으로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오늘 알려드린 5가지만 연습해봐도 웬만한 소품은 다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이번 주말에는 에코백에 작은 꽃다발 하나 수놓아보려고요. 여러분도 좋아하는 음악 틀어놓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바늘을 움직여보세요. 잡념이 사라지는 마법 같은 시간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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