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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하우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한 번쯤 겪는 등골 서늘한 순간이 있죠. 잠깐 설거지하거나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거실 벽면이 알록달록한 추상화로 변해있는 그 장면 말이에요. 저도 처음엔 너무 당황해서 물티슈로 벅벅 문질렀다가 오히려 번져서 벽지를 더 망쳤던 기억이 나네요. 크레파스는 주성분이 왁스와 오일이라서 물로는 절대 지워지지 않거든요. 오늘은 제가 직접 겪어보고 효과 본, 벽지 손상 없이 크레파스 낙서 지우는 방법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풀어보려고 해요. 급하다고 아무거나 쓰지 마시고 벽지 재질에 맞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따라 해보세요.


우리 집 벽지 종류부터 확인하기


무작정 지우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벽지 소재를 파악하는 거예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합지 벽지(종이)와 실크 벽지는 대응 방법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실크 벽지는 표면에 코팅이 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액체 사용이 가능하지만, 합지 벽지는 물기가 닿으면 종이가 불어서 벗겨지거나 때처럼 밀려 나올 수 있어요. 손톱으로 살짝 눌러봤을 때 폭신하게 들어가거나 표면이 매끄럽다면 실크, 거칠고 종이 질감이 느껴지면 합지라고 보시면 돼요. 오늘 알려드리는 방법들은 실크 벽지 기준으로 가장 효과가 좋지만, 합지 벽지에도 조심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을 같이 섞어서 알려드릴게요.


크레파스지우는법


1. 클렌징 오일이나 크림 활용하기


가장 추천하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화장 지울 때 쓰는 클렌징 오일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듯 크레파스는 기름 성분이기 때문에 '기름은 기름으로 녹인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거죠. 집에 굴러다니는 클렌징 오일이나 크림, 다들 하나쯤 있으시죠?


사용법은 간단해요. 마른 천이나 화장솜에 오일을 적당량 묻혀서 낙서 부위에 살살 문질러주는 건데요. 이때 중요한 건 힘을 줘서 닦는 게 아니라, 오일이 크레파스 왁스를 녹여낼 시간을 주면서 둥글게 롤링하는 거예요. 낙서가 녹아 나오는 게 눈에 보이면 깨끗한 천으로 닦아내면 끝이죠. 실크 벽지라면 이 방법이 제일 깔끔하게 지워지더라고요. 다만 오일 잔여물이 남으면 나중에 얼룩이 질 수 있으니 마지막에 젖은 수건으로 한 번,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더 마무리해 주는 센스가 필요해요.


2. 다리미 열기로 녹여내기


이건 좀 생소할 수 있는데, 벽지 손상을 최소화하고 싶을 때 쓰는 비기예요. 특히 표면이 울퉁불퉁한 엠보싱 벽지 틈새에 낀 크레파스를 빼낼 때 아주 유용하죠. 다리미의 열을 이용해서 왁스를 녹이고, 그걸 천에 흡수시키는 방식이거든요.


준비물은 다리미와 못 쓰는 얇은 면 티셔츠나 키친타월이에요. 낙서 위에 천을 대고 다리미 온도를 '약'으로 설정해서 살살 다림질해 주세요. 너무 뜨거우면 벽지가 탈 수 있으니 온도는 꼭 낮게 시작해야 해요. 열을 가하면 크레파스가 녹으면서 덮어둔 천에 스며들러 나오는 걸 볼 수 있어요. 문지르지 않고 꾹꾹 눌러서 빼내는 방식이라 벽지가 벗겨질 위험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합지 벽지에 낙서가 심하게 되어 있다면 액체류보다는 이 방법을 먼저 시도해 보는 걸 권해드려요.


벽지낙서


3. 치약으로 살살 문지르기


군대에서도 만능 청소 도구로 통하는 치약, 벽지 낙서에도 통합니다. 치약에 들어있는 연마제 성분이 크레파스를 긁어내는 역할을 하거든요.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어요. 알갱이가 너무 굵은 스크럽 치약이나 색이 있는 치약은 피해야 해요. 오히려 벽지에 파란 물이 들 수도 있거든요.


못 쓰는 칫솔에 흰색 치약을 조금 묻혀서 낙서 부위를 아주 살살 문질러보세요. 이때 칫솔모가 너무 억세면 벽지가 상할 수 있으니 부드러운 칫솔을 쓰거나, 손가락에 묻혀서 문지르는 게 더 안전하더라고요. 어느 정도 지워졌다 싶으면 물기를 꽉 짠 수건으로 치약 자국이 남지 않게 여러 번 닦아내야 해요. 치약은 마르면 하얗게 굳어버리니까 뒤처리가 중요하답니다.


상황별 지우기 방법 비교


바쁘신 분들을 위해 각 방법의 특징을 표로 정리해 봤어요. 상황에 딱 맞는 걸 골라보세요.


방법 추천 벽지 효과 난이도 주의사항
클렌징 오일 실크 벽지 ★★★★★ 오일 얼룩 남지 않게 닦기
다리미 열기 합지/실크 겸용 ★★★★☆ 온도 조절 실패 시 벽지 손상
치약 실크 벽지 ★★★☆☆ 너무 세게 문지르면 마모됨
매직블럭 실크 벽지 ★★★★★ 최하 벽지 코팅까지 벗겨질 수 있음

4. 유통기한 지난 선크림이나 핸드크림


여름 지나고 남은 선크림, 버리지 말고 이럴 때 쓰세요. 선크림에도 오일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클렌징 오일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거든요. 핸드크림도 마찬가지고요. 집에 클렌징 오일이 똑 떨어졌을 때 대체재로 아주 훌륭하죠.


방법은 오일이랑 똑같아요. 낙서 위에 듬뿍 발라두고 5분 정도 기다렸다가 닦아내면 훨씬 힘들이지 않고 지울 수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핸드크림보다는 선크림이 더 잘 지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아마 자외선 차단 성분과 유분기가 왁스를 더 잘 분해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것도 역시 닦아낸 뒤에 기름기가 남지 않도록 꼼꼼하게 마무리해 주셔야 해요.


합지벽지관리


5. 최후의 수단, 매직블럭


다이소 꿀템으로 불리는 매직블럭, 이거 진짜 잘 지워지긴 해요. 물만 묻혀서 쓱 닦으면 마법처럼 사라지니까요. 하지만 제가 이걸 마지막에 소개하는 이유가 있어요. 연마력이 생각보다 강해서 벽지의 무늬나 코팅까지 싹 갈아버릴 수 있거든요.


다른 방법들이 다 실패했을 때, 혹은 아주 미세한 자국이 남았을 때만 국소 부위에 사용하는 게 좋아요. 힘을 줘서 빡빡 문지르지 마시고, 아주 살살 스치듯이 닦아내는 게 포인트예요. 특히 광택이 있는 실크 벽지라면 매직블럭으로 닦은 부분만 광이 죽어서 티가 날 수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 한답니다.


마무리하며


아이들 낙서, 볼 때마다 한숨 나오지만 커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또 귀엽기도 하죠. 오늘 알려드린 방법들 중에 집에 있는 재료로 가장 안전해 보이는 것부터 하나씩 시도해 보세요. 아, 그리고 어떤 방법을 쓰시든 간에 눈에 잘 안 띄는 구석진 곳에 먼저 테스트해 보고 전체를 지우는 거 잊지 마시고요. 벽지 전체를 갈아야 하는 대참사는 막아야 하니까요. 깨끗해진 벽지 보면서 다시 평화로운 일상 찾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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