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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끼기


요즘 시장이나 마트 채소 코너를 지나다 보면 통통하고 파릇파릇한 머위대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입맛 돋우는 향이 있어서 이맘때쯤 안 먹고 넘어가면 섭섭한 식재료 중 하나죠. 푹 삶아서 들깨가루 듬뿍 넣고 자작하게 볶아내면 그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정말 일품이잖아요. 갓 지은 하얀 쌀밥 위에 척 걸쳐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죠.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머위대, 유일한 단점이 바로 극악의 손질 난이도라는 거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특히 껍질을 벗길 때 아무 생각 없이 맨손으로 덤볐다가는 며칠 동안 손끝이 까맣게 물들어서 고생하기 십상이죠... 저도 초보 주부 시절에 뭣 모르고 맨손으로 두 단을 연달아 깠다가, 손톱 밑이랑 손가락 마디마디가 시커매져서 정말 난감했던 기억이 나요. 비누 칠을 하고 주방 세제로 아무리 빡빡 문질러 씻어도 때 탄 것처럼 절대 안 지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저처럼 시행착오 겪지 마시라고, 머위대 손질할 때 손에 검은 물 안 들게 장갑 끼는 확실한 방법과 깔끔하게 껍질 벗기는 저만의 노하우를 속 시원하게 풀어보려고 해요. 한 번만 딱 알아두면 매년 써먹기 좋은 살림 지혜랍니다.


머위대 만질 때 맨손은 절대 금물인 이유


머위대 줄기를 똑 부러뜨리거나 껍질을 까다 보면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진액이 배어 나오는 걸 흔히 볼 수 있어요. 이 진액 성분이 공기랑 만나면서 산화 작용을 일으키거든요. 우리가 깎아둔 사과를 상온에 오래 두면 갈변하는 거랑 똑같은 원리인데, 문제는 이 머위대 진액이 피부에 닿았을 때 착색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거예요.


주부노하우


요리하다가 옷에 살짝 튀어도 잘 안 지워지는데, 피부 큐티클이나 얇은 손톱 틈새로 한 번 스며들면 거친 때수건으로 아무리 밀어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 넘게 손이 얼룩덜룩하고 지저분해 보이니까 밖에서 사람 만날 때 은근히 신경 쓰이고 손을 자꾸 숨기게 되죠. 그러니까 머위대 손질의 최우선 원칙은 무조건 내 피부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거예요.


손에 검은 물 안 들게 장갑 끼기 실전 팁


그럼 어떤 장갑을 어떻게 껴야 가장 편하고 효율적일까요. 그냥 얇은 일회용 비닐장갑 하나 달랑 끼면 금방 훌러덩 벗겨지고, 머위대 가시에 긁혀서 찢어지기 일쑤거든요. 찢어진 틈새로 진액이 새어 들어오면 장갑을 낀 보람이 전혀 없어지죠. 상황에 맞게 튼튼한 장갑을 세팅하는 게 포인트예요.


작업 능률을 올려주는 장갑 선택법


제가 여러 가지를 써보고 정착한 방법은 바로 요리용 니트릴 장갑을 활용하는 거예요. 손에 쫀쫀하게 착 밀착돼서 얇은 껍질을 잡아당길 때 손끝 감각이 전혀 둔해지지 않거든요.


장갑 종류 착용감 및 작업 편의성 찢어짐 위험 머위대 손질 적합도
일회용 비닐장갑 헐렁해서 겉돎 매우 높음 낮음 (금방 벗겨짐)
두꺼운 고무장갑 둔탁하고 투박함 거의 없음 보통 (섬세하게 껍질 까기 힘듦)
요리용 니트릴 장갑 내 피부처럼 쫀쫀하게 밀착됨 낮음 매우 높음 (가장 강력 추천)

표에서 정리해 드린 것처럼 니트릴 장갑이 압도적으로 작업하기 편해요. 만약 집에 당장 니트릴 장갑이 없고 헐렁한 주방용 위생 비닐장갑만 있다면, 비닐장갑을 양손에 낀 상태에서 손목 부분에 노란 고무줄을 살짝 감아서 고정해 보세요. 그러면 장갑이 손에서 겉돌거나 벗겨지는 걸 꽉 잡아줘서 훨씬 수월하게 껍질을 벗길 수 있어요.


머위대


장갑 낀 상태로 껍질 쉽게 벗기는 요령


장갑을 든든하게 장착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껍질을 벗겨야죠. 생머위대 상태로 껍질을 까려고 하면 툭툭 끊어지고 껍질도 잘 안 벗겨져서 힘만 들이게 돼요. 생진액이 제일 많이 나오는 상태라 주변도 엄청 지저분해지거든요. 무조건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다음에 까는 게 확실합니다.


커다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굵은소금을 한 스푼 크게 넣어 팔팔 끓여주세요. 미리 깨끗하게 씻어둔 머위대를 넣을 때는 두꺼운 줄기 밑동 부분부터 냄비에 세우듯이 먼저 넣어야 해요. 한 1분 정도 지나서 밑동이 살짝 익으면 그때 잎사귀 쪽 얇은 윗부분을 마저 다 밀어 넣고 총 3분에서 5분 사이로 푹 데쳐주면 식감이 딱 부드럽고 좋더라고요.


데쳐낸 머위대는 채반에 밭쳐서 곧바로 차가운 물에 여러 번 샤워를 시켜주세요. 그래야 남은 열기가 싹 빠지면서 나중에 볶았을 때 물컹거리지 않고 아삭한 식감이 제대로 살아난답니다.


이제 장갑 낀 손으로 껍질을 깔 차례예요. 머위대 굵은 쪽 끝부분을 손톱으로 살짝 꺾어 잡고 잎사귀 방향 아래쪽으로 쭉 잡아당기세요. 마치 고구마 줄기 까듯이 시원하게 훌러덩 껍질이 벗겨지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한번 푹 데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독한 진액도 끓는 물에 어느 정도 빠져나갔고, 껍질 자체가 부드러워져서 장갑에 묻는 까만 오염도 생으로 깔 때보다 훨씬 덜하더라고요.


봄나물


남은 진액 처리와 싱싱하게 보관하는 방법


아무리 조심해서 데쳐 깠다고 해도 손질이 다 끝나고 나면 낀 장갑 겉면이 거뭇거뭇하게 물들어 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일회용 비닐장갑이나 니트릴 장갑을 쓰셨다면 깔끔하게 뒤집어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만이죠. 진짜 손에 검은 물 하나 안 묻히고 완벽하게 손질을 끝낸 거니까요.


다 깐 뽀얀 머위대는 물기를 꼭 짜서 들기름에 달달 볶아 당장 반찬으로 해 드셔도 좋고요. 만약 손질한 양이 너무 많아서 한 번에 다 못 먹는다면 밀폐용기에 담아 생수를 자작하게 부어서 냉장실 깊숙한 곳에 보관해 주세요. 며칠에 한 번씩 맑은 물로만 싹 갈아주면 일주일 넘게 변색 없이 싱싱하게 유지되니까 두고두고 꺼내서 요리해 먹기 너무 편하죠.


머위대 손질, 사실 알고 보면 요령만 챙기면 별거 없어요. 귀찮다는 이유로 생기는 맨손의 유혹만 꾹 참아내시고, 쫀쫀한 장갑부터 제대로 챙겨 끼면 손톱 밑 새까매질 걱정 없이 맛있는 반찬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답니다. 오늘 저녁 밥상에는 특유의 향긋함이 가득한 머위대 들깨 볶음으로 가족들 입맛 한번 확 살려보시는 거 어떠세요. 분명 밥 두 공기는 거뜬히 비워낼 맛있는 밥도둑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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